[예매하다] 썸씽로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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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함이란 이런 것이다

풀잎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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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하다]는 아직 보지 않은 공연과 캐스팅을 '선량한 선입견'을 바탕으로 예매하고 이에 대한 이유를 조잘조잘 풀어놓는 글입니다. 그래서 따라 예매하셔도 그 결과를 책임질 수 없습니다.

[예매] 포스팅은 대체로 안 본 작품을 대상으로 글을 쓸 예정이었는데, 이번에는 예외로 둔다. 이 작품을 이번에 예매한 티켓으로 보러 간다면 이미 5번째가 되기 때문. 흠. 연극 뮤지컬 덕후(일명 연뮤덕)들이 흔히 이야기 하는 회전문 작품 중 하나라는 이야기. 엄밀히 말해서 5번 정도는 대단한 회전문이라고 보기는 힘들겠지만 말이다.

이 작품의 첫 만남은 19년 내한 공연이었다. 그러고 곧바로 라이센스가 들어왔다. 이 작품에 대한 소문을 익히 듣고 있었던 사람들은 이게 과연 제대로 번역이 될 것이냐를 우려했지만, 내한 공연에서 있었던 약간의 아쉬움은 라이센스에 와서는 거의 대부분이 해소되었다. 다만 이 작품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있다. 이 작품의 개그 코드 자체가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뮤지컬에 대한 기본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지점이 또 덕후들의 재미를 자극하는 부분인 것도 분명하다. 아주 솔직히는 이 작품을 보면서 깔깔대며 웃고 있긴 하지만, 여기의 개그 코드를 다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기는 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보는 대부분의 시간을 깔깔대며 보내는 건,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에서도 셰익스피어의 위력이 여전히 대단하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영문학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이래저래 셰익스피어의 희비극을 여러 차례 접해왔다. 그리고 연뮤덕이 되고 나서는 이 영국 대작가 님의 작품을 매년 한번 이상 만나게 되었지 뭔가.  

좋은 작품이라 그런지 좋은 배우들도 포진해 있다. 아이돌 출신의 배우들도 자유롭게 쓰는데 - 특별히 거슬리게 사용하지 않는 것도 이 작품의 영리함. 선입견을 갖는 건 나쁜 일이지만, 솔직히 뮤지컬 바닥에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연기력과 가창력의 수준이 워낙에 천차만별이다 보니, 일단 불신부터 갖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그들의 유명세만 악용(?)하는 기획사 역시 꾸준히 존재하는 게 사실이고. 그런 의미에서 썸씽로튼은 꽤나 모범적인 배우 운용의 사례라고 봐도 될 듯.

대책 없이 즐겁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그런 유쾌한 작품이다. 그래서 문득 삶이 우울할 땐 이 작품이 생각난다. 아마도 다 아는, 그래서 보는 내내 긴장감이 1도 없는 작품을 다시 보러 가야겠다 생각하는 건 그래서 일지 모르겠다.

내가 예매한 캐스팅: 이충주, 서경수, 임규형, 안유진, 이아진, 정원영

내가 잡은 공연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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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공연장을 찾은 것이 어언 15년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선 그간 꾸준히 객석에서 느꼈던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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