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하다] 스핏파이어 그릴

[예매하다] 스핏파이어 그릴

14년 만에 다시 만나는 '그' 작품

풀잎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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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하다]는 아직 보지 않은 공연을 '선량한 선입견'을 바탕으로 예매하고 이에 대한 이유를 조잘조잘 풀어놓는 글입니다. 그래서 따라 예매하셔도 그 결과를 책임질 수 없습니다. (헤헷)

14년 만의 귀환

이 작품의 초연은 무려 14년 전이었다. 조정은 씨가 지금의 퍼시를 맡았더랬다. 이런 저런 일정이 안 맞아 예매한 티켓을 취소하고 결국 다시 예매를 못했는데, 그렇게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다시 만나기까지 14년이 흘렀다. 그때도 작품은 호평이었지만, 관객은 많이 들지 않았던 기억. 다시 말해 좋은 작품이지만 장사는 잘 안 되는 그런 작품이었던 것이다.

사실 이 작품은 이번 개막 초반에 공연장에 가서 보았다. 그러니 이번에 '내가 잡은 공연 티켓'은 일종의 '보장'된 선택이라는 이야기.

재관람의 이유 1

그런 이유로 이번엔 재관람의 이유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얼마 전 본 공연을 굳이 다시 구매해서 다시 가서 본다는 건, 꽤 많은 함의를 가지고 있다. 적어도 작품이 좋다는 건 확실하다. 폭발적인 감동과 반전, 서스펜스가 있는 건 아니지만, 잔잔하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각자 자기만의 사연과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예쁘게 펼쳐진다. 물론 그런 잔잔함이 이 작품이 가진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지만, 사실 연말연초에 따스하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재관람의 이유 2

또 다른 이유! 이 작품은 넘버가 어마망창하게 좋다. 솔직히 넘버만 다시 들으러 가고 싶을 지경. 물론 넘버가 좋은 뮤지컬은 지금도 무대에 많이 오르고 있지만, 이 작품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의 넘버는 여기 밖에 없다. 묘하게 미국 개척 시대 느낌이 드는 이질적인 분위기의 넘버가 작품 전반에 넘쳐 흐른다. 현악기와 기타의 조화도 멋지다.

사실 이런 풍의 음악을 가진 뮤지컬이 크게 이슈가 된 적은 없었던 것 같지만 ...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뮤지컬의 다양화를 위해서 이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구현하는 작품이 언제나 함께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

재관람의 이유 3

이 이유는 좀 슬프지만, 이번에 한번 더 보지 못하면 또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기엔 너무 안타까운데 말이지. 부디 다음에 돌아올 땐 좀더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 싶은 작품인데 ... 아쉬워라.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널리 알려지지 못하는 건, 이 작품의 제목 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도 그 전까지는 이 제목이 뭘 상징하는 것인지 1도 모른 채로 갔다. 주인공 이름도 아니고, 어디 지명도 아니고 - 그렇다고 주제도 아니고 말이지. 이 작품의 제목은 '스핏파이어그릴'이라는 한 작은 음식점 이름이다. 이 가운데 스핏파이어는 2차 세계대전 때 활약한 전투기 이름이라고 하더라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릴'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그릴을 쓰는 음식점을 나타내는 말이겠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딱히 더 매력있게 번역할 방도가 없는 그런 이름이랄까. 보고 나오면 아아, 그래, 그래도 이 제목이 맞겠구나 - 싶지만,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그냥 들어서는 전혀 끌리지 않는다.

기획사 분들 좀더 홍보에 힘써주세요!

사라져 가는 것들

이 작품을 보면,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 된다. 이러는 나도 대도시에 살고 있는 신세이지만, 여유가 된다면 이런 소박하고 아름다운 곳에서 자연과 가깝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각각의 인물들이 겪는 괴로움과 고민에 대한 것도 우리네 다양한 인생살이의 각각의 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척이나 정겹다.

그러니 기회가 된다면 한번 쯤 찾아가 보시길.

내가 잡은 공연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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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공연장을 찾은 것이 어언 15년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선 그간 꾸준히 객석에서 느꼈던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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